조대리의 드렁크,백가흠(창비,2007.08)

책 :: 걷기 2007. 11. 5. 17:24


예전에는 '긴급출동 SOS'라는 TV프로를 보기도 했다.

일그러진 삶을 정상적인 궤도로 옮길 수 있게 도움을 주는 모습이 좋았고,
한 사람의 삶을 바꿔 놓을 수 있는 기능과 역할에 느낀 바가 많았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보기가 싫어졌는데,
넘쳐나는 재연-고발 프로그램, 인터넷 기사 등으로 중계되는 타인의 고통,
그것을 그저 남의 손톱 밑 가시쯤으로 여기는 불쾌한 경험과 불편한 진실이 싫었기 때문일까 ...

나이가 들어가면서 답답하고 속상한 이야기는 피하는 편이 되었다.

영화보다 끔찍한 현실을 보기에도 충분하기에
공포영화 자체도 즐기지 않는 편이다.

영아 유기, 납치, 유아 방치, 스토킹, 폭력, 강간, 살인 등
백가흠의 소설집 '조대리의 트렁크'는 만만하게 읽히는 책이 아니다.

열여섯에 시작한 동거로 아이를 낳는다.

이후 애아버지는 내뺐고,
그녀는 생활고에 시달린다.

스무 살의 그녀는 알바를 나갈 때,
아이를 반지하에 가둬둔다.

남자가 생겼다.
그녀는 스무 살이다.

아이에게 가는 날이 줄어든다.

아이가 지하에서 심심하지 말라고
강아지를 같이 가둬둔다.

강아지는 자란다.
아이는 네 살이다.
 
개가 되어간다.
아이는 네 살이다.

아이는 먹이를 차지할 능력이 없어 굶는다.
아이는 죽어 발견된다.

이쯤에서 망할 놈의 독자는 절정에 다다른다.
비참한 질문에 크게 물음표만 안은 셈이다.

팍팍하디 팍팍한 책이다.

yes24 : http://www.yes24.com/Goods/FTGoodsView.aspx?goodsNo=2665111&CategoryNumber=001001017001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