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수용소에서,빅터 프랭클(청아출판사,2005.08)
책 :: 걷기 2007. 11. 2. 16:08좋아하는 영화를 여러 번 반복해서 보는 습관이 있는데
그중 가장 깊은 울림을 준 영화라면 로베르토 베니니의 '인생은 아름다워'를 첫 손에 꼽을 수 있다.
인간의 모든 가치를 박탈당한 상태에서도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인생은 아름다워'.
각본, 연출, 주연을 맡은 로베르토 베니니가
'인생은 아름다워'의 귀도만큼 멋진 남자라는 생각을 하기도 하는데,
아마 니콜레타 브라스치도 크게 부인하지 않을 거라 짐작한다.
(귀도의 부인, 도라역을 맡은 니콜레타 브라스치는 로베르토의 실제 부인)
만화로써는 최초로 퓰리쳐상을 받은 아트 슈피겔만의 '쥐'는,
참혹한 역사적 사실을 감정적이라기 보다 사실 자체에 포커스를 맞춰 담백하게 표현하는데,
만화이외에는 어떤 매체로도 묘사하기 힘든 서술방식에 크게 감탄하고 감동받았다.
그에 반해, 프랭클 박사의 아우슈비츠 체험은
나에겐 남들처럼 깊은 울림을 남기지 못했는데,
이미 나치의 유대인 학살에 대한 많은 창작물을 접해서인지,
심리의학적 관점으로 서술되어 고통의 대리체험이 약해서인지는 모르겠다.
(내가 영상 세대라 그런가 -_-)
하지만 프로이트의 정신분석과 아들러의 개인심리학에 이은 정신요법 제 3학파,
'로고테라피'에 대해서는 흥미롭게 보았는데, 특히 역설의도 기법에 눈길이 갔다.
역설의도의 대표적인 예로 수면장애의 치료에 도움이 되는 경우를 보면,
불면에 대한 지나친 걱정은 결국 어떻게든 잠을 자야겠다는 과도한 의욕을 갖게 하는데,
이것이 그 반대로 잠을 잘 수 없게 만드는 것이라는 점.
(불면에 대한 지나친 걱정은 대개의 경우, 생물체는 자신에게 꼭 필요한
최소한의 수면을 알아서 취한다는 사실을 환자가 모르기 때문에 생기는 것이라 한다.)
반대로 잠을 자지 않으려고 해보면 잠을 자지 못할 것이라는 예기불안에서 벗어나
즉시 잠이 온다는 것.
글씨를 쓰려고 하면 손이 떨려서 고생하는 환자의 경우,
"내가 얼마나 글씨를 엉망으로 쓰는지 사람들한테 그대로 보여줄 테다"
말하면서 썼더니 손이 떨리는 증세도 호전되었다는 것.
예기불안(anticipatory anxiety), 과잉욕구(hyper-intention), 과잉투사(hyper-reflection)등에
대해서도 재밌게 보았다.
(암튼 인간들이란 요상한 심보를 ...)
니체 형님이 말씀하신 "'왜' 살아야 하는지 아는 사람은 그 어떤 '상황'도 견딜 수 있다'를
프랭클 형님은 이렇게 말씀하신다.
"각각의 개인을 구별하고, 존재의 의미를 부여하는 이런 독자성과 유일성은
인간에 대한 사랑처럼 창조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다. 이 세상에 자신의 존재를
대신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을 일단 깨닫게 되면, 생존에 대한 책임과
그것을 계속 지켜야 한다는 책임이 아주 중요한 의미로 부각된다. 사랑으로 자기를
기다리고 있을 아이나, 혹은 아직 완성하지 못한 일에 대해 책임감을 느끼게 된 사람은
자기 삶을 던져버리지 못할 것이다. 그는 '왜' 살아야 하는지를 알고 있고, 그래서
그 '어떤' 어려움도 견뎌낼 수 있다."
yes24 : http://www.yes24.com/Goods/FTGoodsView.aspx?goodsNo=1775518&CategoryNumber=00100101700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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