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의자 x의 헌신,히가시노 게이고/양억관(현대문학,2006.08)

책 :: 걷기 2009. 7. 26. 18:08


추리소설 ?!

사실 뻔한 거 아닌가 ...

독자에게 추리할 만한 단서도 주지 않고 설설 둘러 나가다가
막판에 눈썰미 좋고 말빨 좋은 천재적 인물이 나타나,
이건 이렇고, 저건 저랬지, 정리해주며
어때, 이런 반전 생각 못했지 ? 아마 재밌었을 것이다, 하고 눙치는.

사실 이런 생각때문에 추리소설에 영 손이 가지 않았다.
더군다나 대부분 살인에 관련된 이야기라는 게 께름하니 잠자리 뒤숭숭할 것 같고 ...

허나 여름엔 추리소설이 제격이야, 하는 사람은 왜 많은지,
무엇이 그리 재미가 좋은지,
잘 나가는 일본 추리소설은 대체 어떤 것인지,
그게 궁금하여 마련한 것이 히가시노 게이고의 '용의자 x의 헌신'과 미야베 미유키의 '모방범'이다.

이만한 반응이면 독자들에게 검증된 것이고 어디 한번 ...

과연, 페이지 넘기는 재미가 쏠쏠하다.
장면과 장면. 인물의 대화.
영화 보듯 만화 보듯 군더더기 없이 명료하다.
에둘러 주절주절 늘어놓아 이게 뭔 말이야 다시 읽게 되는 경우도 없다.

오호 ~ 과연 이 이야기의 반전은 어떨까 ?

음... 이랬군.
작가는 여기서 문제를 준비했군.

"사람이 풀 수 없는 문제를 만드는 것과 그 문제를 푸는 것 중 어느 쪽이 어렵겠느냐고. 기억해?"

"혼자 생각해서 답을 제시하는 것과 남이 제시한 답이 옳은지 그른지를 판단하는 것 중 어느 게 더 간단할까?"

"자네는 먼저 답을 제시했어. 다음은 남이 낸 답을 들어줄 차례야."

라는 이시가미의 말이 인상적이다. 

이래저래 신경쓸 일 많아 잡다한 일상사.
한동안 몰두해서 잊게 해준 추리소설 체험이 그럴 듯하다.

미야베 미유키의 이야기는 어떨까 ?
하라 료의 '내가 죽인 소녀'는 어떨까 ?

더위와 일상에 지친 여름.
추리소설 한 편 정도로 몸과 마음을 쉬게 하는 것도 꽤 괜찮은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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