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없는 집, 불친절한 곳

생각 :: 生覺_살면서 깨닫다 2004. 10. 27. 14:22
시장과 임금에서 자유롭지 못한 보통의 우리들은
이윤을 남기는 경제에서 노동력과 현금의 맞교환을 전제로 삼는다.
노동력과 교환한 현금의 일부를 세금으로 내고(국민연금도 내고-_-),
나머지는 먹을 것, 입을 것, 그밖의 생필품과 서비스를 사는 대가로 시장에서 지출한다.
우리 손에 쥐어진 천원짜리, 아니 만원짜리 한 장을
단지 무엇을 살 수 있는 종이로만 여기지말고 생각해보자.
그 종이 쪼가리 하나에 얼마만큼의 수고와 노력이 들어 있을까 ?
내 손에 이 한 장이 펼쳐지기 위해, 지금 무엇을 하며 살고 있을까 ?

장사꾼은 모름지기 알아야한다.
자기 입에 밥 한 술 떠 넣어 주는 이가 누군지 알아야 한다.
어마어마한 고도의 상술을 가진 턱에,
지 잘나서 턱턱 벌어들이는 이가 있는 지는 몰라도
다 고객이 있어야 산다.
나도 허접한 장사질을 해본 터에
'이 사람이 나를 먹여 살리는구나','이 사람 아니면 굶어 죽는다'
하는 생각을 갖게 되면 저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고객니임 ~', '여보세용 ~' 하믄서 내가 듣기에도
이상, 거북, 느끼한 어투가 나긋하게도 나온다.
고객은 자신을, 벌어 먹여 살리고 있는 것이다

직원의 엿같은 행동은 다 엿같은 오너에서 나온다.
오너가 엿같은 행동과 생각을 하면 저절로 엿같은 직원들이 나오게 되어있다.
그런 엿같은 곳에 들어간 고객은 정말 엿같은 기분으로 나오게 된다.
아 ~ 진짜 엿같은 일이다.

뭐 이까짓 생각이 어려울까 ? 이건 기본이다.
장사를 하는 사람은 누구나 가질 수 있는 기본이다.
하지만 세상에는 우리가 힘든 노동과 시간으로 교환한 현금
그에 합당치 않은 대가로 낼름 먹어치우려는 얄팍한 이들이 넘쳐난다.
힘든 하루를 보내고, 좋은 사람과 맛난 음식을 먹으며
즐겁고 편한 시간을 가진 후 하루를 마무리져야겠다는
나같이 평범한 이에게, 무지막지한 불쾌함을 주는 곳은 차고 넘친다.
왜 입장을 바꿔서 생각하지 못할까 ?
자신이 이런 곳에 와서 이러고 있다면 기분이 어떨까, 왜 생각하지 못할까 ?

이 홈에 많은 사람이 오가는 곳도 아니고
내가 오지랍이 넓어 많은 곳을 오가는 것도 아니지만
나와 비슷한 곳에, 나와 비슷한 생각을 가진이들이
아까운 돈과 시간을 낭비하면 안되겠다라는 생각에서
한 줄이라도 적고 싶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