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축구를 볼 때마다

생각 :: 生覺_살면서 깨닫다 2006. 6. 13. 17:17
일본 축구를 볼 때마다 국가가 연주되는 장면이 떠오른다.
이제 느긋이 감상해 보실까, 맘 편히 자리 잡고 누으려던 차에 서라운드로 들리던 일본국가,
티비에서 나오던 기미가요를 무심결에 따라부르시던 할머니.

누가 물에 빠뜨리래, 켄터키 치킨~ 하며 땡깡을 부리던
영화 '집으로'의 상우와 전혀 다를 바 없는 덩치 큰 상우, 웅돌이는
'집으로'의 할머니와는 다르시다는 걸 잊어버리고 있었던 것이다.

웅~ : (포장된 조각 피자를 드리며) 할머니, 이건 서양 빈대떡 같은 건데요. 조금 느끼하기는 하지만 ...

할머니 : 내가 그동안 피자가 얼마나 먹고 싶었는데

웅~ : ... ... ...

웅~ : (월드컵 하이라이트를 보다가, 어퍼컷 자세를 흉내내며)
할머니, 저번 월드컵에 우리나라 감독하던 히딩크 아시죠 ?

할머니 : 응, 자세두 이쁘구

웅~ : 근데 히딩크가 요번에 다른 나라 감독을 하게 되었거든요. 그 나라랑 일본이랑 어제 축구를 하는데 (정말 열심히 열심히 설명을 드리려고 시동을 걸던 차에)

할머니 : 호주가 3:1로 이겼다더라. 호주가 이승만 박사 처가야. 처가집이 거기 있지.

웅~ : ... ... ...

다르시다는 걸 너무 잊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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