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nny Rollins - Saxophone Colossus
생각 :: 生覺_살면서 깨닫다 2006. 1. 13. 00:55
회사에 다니며 이상스럽다 못해 괴이하도록 바쁜 업무에 허덕일때,
나에 대한 배려는 음악을 듣는 시간뿐이었을까 ...
하루종일 모니터에 시달린 눈을 달래며
지하철이나 퇴근후에 왜 그리 많은 앨범을 들었던지 ...
친구가 등록한 유료사이트에서 재즈앨범 한 장 한 장
다운받아 듣는 재미로 보냈던 그 때,
일주일동안 힘들게 일한 나를 위한 선물이야, 하면서
앨범 하나, 책 한 권을 구입해서 흐느적흐느적 퇴근하던 토요일.
물론 할머니집에서 홀로 술 한 잔 걸쳤겠지.
Sonny Rollins - Saxophone Colossus는
그 당시에 가장 많이 들었던 앨범인 것 같다.
처음 들었을 때 무언지 모르면서도
'이건 흑인 아니면 절대 나올 수 없는 음악이야~'
혼자 나불거렸던 앨범.
요새 화장실에서 읽는 하루키의 수필에
소니 롤린스의 이야기가 나와,
먼지포장이 되어버린 MP3플레이어를 찾아보다가
잠시 젖는 옛날 생각. 후후~
색소폰 연주자는 무엇보다 건강해야 한다
4월 29일, 케임브리지의 재즈 클럽에서 소니 롤린스의 연주를 들었다(영어 발음투로 서니 롤린스라고 하는 편이 더 유식하고 폼도 나겠지만). 이것은 상당히 압도적이었다. 롤린스는 벌써 나이가 예순네 살인데도, 지긋한 나이 만큼이나 깊이가 있고 정서가 고답스럽지 않은 것이 누가 뭐래도 경이로울 정도다. 아무튼 예술보다는 건강이 훨씬 자신만만한 모양인지, 연주하는 곡마다 혼신의 열과 성을 다하여 연주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있는 것은 전부 그대로 가져가라'는 느낌으로 신바람이 나면 20곡 정도는 손쉽게 불어제낀다.
들리는 얘기에 의하면, 이 사람은 옛날에 일본에 왔을 때 찾아간 나이트 클럽에서 한 곡 불어 달라는 요청을 받고는, 악기를 손에 들고 결국 밤 아홉 시부터 이튿날 새벽 다섯 시까지 쉬지 않고 불어제꼈다고한다.
그 말을 들었을 때는 '설마, 거짓말이겠지!'하고 생각했지만, 지금도 그 나이에 끄덕없이 연주하는 걸 보면 아마도 일본 나이트 클럽에서 있었던 일이 거짓말은 아닌 것 같다. 역시 인간은 '첫째가 건강'이라는 생각을 다시금 하게 된다.
얼마 전에 같은 클럽에서 들은 테너 색소폰 주자인 조 헨더슨(나이로 보면 콜린스가 일곱 살 어리다)은 매너리즘에 빠져 지나치게 메말라 있었기 때문에, '롤린스는 역시 대단하군'하고 감탄하며 집으로 돌아온 적이 있다.
이런 말을 하면 이상하게 들릴지도 모르지만, 음악적으로는 새삼스럽게 특별히 들어줄 만한 것도 없는데, 그래도 눈앞에서 그의 연주를 듣고 있으면 완전히 압도당하고 감탄하고 만다. 틀림없이 태어날 때부터 스케일 같은 것이 보통 사람들보다는 훨씬 컸던 모양이다. 그러나 그만큼 '천재라는 것도 괴로운 것이구나' 하는, 얼마간 애처로운 생각도 들게 한다.
좀더 젊었을 때, 훗날에 대한 걱정 없이 하늘 꼭대기까지 소리가 꿰뚫고 올라가던 그 전성기의 연주를 클럽에서 라이브로 듣고 싶었던 것같다. 지금 와서 그런 말을 해보았자 아무 소용도 없겠지만.
- 하루키, 하루키 일상의 여백중에서
바쁜 일에 주눅들지말고
여유를 갖고 차근차근 해나가자 웅~, 홧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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