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파이 한 모금, 쿼리 한 모금

생각 :: 生覺_살면서 깨닫다 2005. 3. 22. 19:23
세상에 모든 것은 데이터로 이루어져 있고

전 정말 거기서 아주 작은, 정말 자그마한 데이터를
입력하고, 수정하고, 삭제하는 일을 도와줍니다.

그 일을 도와주는 도구를 만들고 있습니다.

이 일이 무슨 성취감이나 쾌감이 있을 리 없습니다.
그저 짝맞추기인데요 뭐 ...

넌 이리 들어가 넌 저리 들어가
넌 이리 나와 넌 저리로 나가
아예 지워지던가 ... 말던가 ...

이리 들어가라고 했는데
저리 들어가는 일이 없도록

저쪽으로 나가라고 했는데
이쪽으로 나가는 일이 없도록 하는 일에

많은 에너지를 소모합니다.

제가 그 짝맞추기를 하는 이유는 돈 때문일겁니다.
이제 돈을 안 벌고는 밥 한 술, 담배 한 모금
얻어 피기 힘든 나이가 되었거든요.

올해 들어 맘 편하게 쉰 날이 없습니다.
세 시간 이상 맘 편히 잔 날도 손 꼽을 정도입니다.

회사일만으로도 충분히 벅찬데
다른 일을 맡아 하게 됩니다.

다 돈 때문일 겁니다.

제가 먹는 밥, 담배 한 모금을
구하기 위해 이러나 봅니다.

먹이감을 구하러 사냥터에 나간 동물이랑 비슷하겠죠.
그 동물도 무슨 성취감이나 쾌감이 많지는 않을 겁니다.

그저 델파이 한 모금,
쿼리 한 모금

먹고 삽니다.

아 ... 93.1 클래식 방송도 먹고 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