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각의 재주 - 메멘토 놀이

생각 :: 生覺_살면서 깨닫다 2004. 9. 23. 11:20
사실 그 사람은 자기 자신을 프로그래밍하고 있었잖아
의도적이든 아니든 최초 망각부터 자신을 보호하려는, 자신이 살아가야 한다는 걸 합리화하는
그래, 살아야만 하는 이유를 찾고 있었어
아무리 둘러봐도 크게 보이지 않는 가닥가닥을 찾아 엮고 있었어
그렇게 살아 남았나봐 ... 나 ...

유쾌하고 자신만만한 떠버리로,다소곳하고 차분한 컴퓨터 아저씨로, 혹 지독한 주정뱅이 푼수로 누군가 기억하든 그건 이미 나를 떠난 모습이겠지
새하얀 백지에 따박따박 내 모습을 써내려가듯, 어떤 이의 마음에, 기억에 쓰여진 나를 지울 순 없어
내 안에 쓰여진 누군가를 지우는 나처럼, 그건 이미 나를 써내린 사람의 몫이거든

'너 변했다. 예전엔 이렇지 않았는데 ... '

사람은, 아니 모든 사물은 변해
변한다고 알고 있잖아, 너도, 나도, 우리 모두가

늘 익숙했던 많은 것을 잊고 사는 나를 볼 때
어 ? 내가 이랬었나 ? 하고 놀랄 만큼 낯선 나를 만날 때
세월이란 것에 많이 친해진 나를 느낄 때
잊고 잃어버리는 재주에 감탄할 따름이야

ps. 압축된 말로 건너뛰며 말하기, 혼자 말하기 같은 '아일랜드'놀이는 어떨까 ?
그건 능력이 안돼 ㅋㅋ 무리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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